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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서와 지혜서]
구약 성경 46권을 구성하는 데에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다소 이질적인 한 부류의 책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서와 지혜서 또는 지혜 문학으로 분류되는 책들입니다. 이 책들은 계약이라는 주제를 벗어나 있으며 그 문학적인 틀 또한 다릅니다. 모세 오경과 예언서의 중심 주제들인 이스라엘의 선택, 계약과 율법, 사제와 성전, 예언과 메시아적 희망 등은 거의 관심 밖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이 책들이 이집트나 바빌론과 같은 고대 근동 지방의 지혜 문학 작품들과 상당한 공통점을 보여 주고 있다는 사실 또한 관심대상입니다.
가톨릭성경의 [시서와 지혜서]는 욥기,시편,잠언,코헬렛,아가,지혜서,집회서의 순으로 되어있습니다. 히브리 말 성경은 ‘율법’과 ‘예언서’에 이어서 나오는 세 번째 문서집입니다. 이 세 번째 모음집은 동일한 문학 유형으로 짜여 있지 않으며, 커투빔(Kethubim) 곧 ‘문서들’[聖文書]이라는 제명이 말해 주듯이 특별한 이름을 부여받지 못했고 다양한 그리스 말 수사본들과 교회의 성경 목록에서 커투빔에 속한 책들의 자리는 다르게 배열됩니다. 어떤 책들은 역사서(룻기, 역대기, 에즈라기, 느헤미야기, 에스테르기)나 예언서(애가, 다니엘서)에 배열되어 있는가 하면, ‘시서와 지혜서’(욥기, 시편, 잠언, 코헬렛, 아가)라는 이름으로도 배열됩니다. 유다교가 경전으로 인정하지 않는 지혜서와 집회서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 가운데 욥기와 시편과 잠언은 언제나 함께 묶여 제시됩니다. (상세내용은 본블로그 sunny river 구약성경노트 15.시서와 지혜서① 입문참조)
46-22.욥기 ;JOB; ΙΩΒ (욥/Jb)
①책의 이름
우츠라는 지역에 사는 욥이 이 책의 주인공이며 책의 이름입니다. 우츠는 정확히 어디에 있었는지 모르는 땅인데 사해 남동쪽에 있는 에돔의 한 지방이거나(창세 36,28; 예레 25,20; 애가 4,21 참조), 갈릴래아 호수 북동쪽에 있는 하란 지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욥이라는 이름은 기원전 2000년대의 설형 문자로 된 문서들에도 나타나는데, 이 시대의 서부 셈족 사이에서 흔한 이름이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②욥기의 구조와 내용
전체42장으로 구성된 욥기는 운문과 산문의 서로 다른 다섯 부분으로 명확히 나누어집니다.
❶머리말(산문)1―2장; 경건하고 부유한 주인공 욥은 한순간에 설명할 길 없는 재난에 휩싸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주님께 대한 신뢰심을 잃지 않습니다.
❷욥과 친구들의 대화 (운문)3―31장; 욥의 불행한 처지를 위로하려고 세 친구가 찾아옵니다. 친구들은 하느님의 의로우심을 강조하지만, 욥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욥은 친구들의 신학적 논고에 저항하고 하느님을 향해 자신의 고통을 절규합니다.
⑴욥의 독백 3장
⑵욥과 친구의 대화4―27장 [4―14장: 엘리파즈(4―5)와 욥(6―7)/빌닷(8장)과 욥(9―10)/초바르(11장)와 욥 (12―14)
15―21장: 엘리파즈(15장)와 욥(16―17)/빌닷(18장)과 욥(19장)/초바르(20장)와 욥(21장)
22―27장: 엘리파즈(22장)와 욥(23―24)/빌닷(25장)과 욥(26―27)
⑶지혜 찬가 28장
⑷욥의 독백, 29―31장
❸엘리후의 충고(운문) 32―37; 세친구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자 엘리후가 나섭니다. 엘리후는 자신을 의롭다고 여기는 욥에게 분노합니다. 결국 엘리후도 욥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게 만들지 못합니다.
❹주님과 욥의 대화(운문)
⑴주님의 첫째발언, 38,1-40,2 - 욥의 대답, 40,3-5
⑵주님의 둘째발언, 40,6-41,26 - 욥의 대답, 42,1-6
❺맺음말(산문) 42,7-17.;하느님은 욥의 세 친구들이 당신에 대해 욥만큼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음을 꾸짖으시고 욥의 편을 들어주십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욥의 모든 것을 돌려놓으십니다.
③저자
❶욥기의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어휘와 문체, 문화적 배경과 종교적 개념의 다양성은 이 작품이 단 한 번에 지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욥에 관한 설화는 기원전 2천년대 말기 근동지방의 현인들 사이에 구두로 퍼져있다가 다윗~솔로몬 시대에 히브리말로 옮기면서 이야기를 윤색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❷대화부분 시의 저자는 기원전 587년의 동란을 겪으며 살아남은 멸망한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유다 시인입니다. 백성가운데 일부는 하느님의 정의에 대한 믿음을 문제 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때에 에제키엘과 비슷하게 사목적, 예언적 목적 아래, 당시 잘 알려져 있던 수난하는 욥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화 부분의 시(3,1-31,40; 38,1-42,6)를 지었을 것입니다.
❸대화 부분의 시를 후대에 전승시킨 페르시아시대 유다교의 도덕적 전승가들이 보상에 대한 교의를 첨가했을 것으로 보며, 욥기의 전통에 속한 후대의 한 제자가 호교론적인 목적 아래 지혜학파 교사들의 사상을 첨가하였을 것입니다(32,1-37,24).
④욥기의 신학
❶산문으로 된 이야기-머리말과 맺음말
예레미야 예언자의 제자로 여겨지는 이 유다의 현인의 신학적 탐구를 촉진한 것은 이상적인 신심, 곧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까닭없는’(1,9) 신심이었습니다. 그는 하느님께 셈을 요구하지 않는 믿음의 순수성에 대한 토의를 유발하려고 민속 설화를 사용합니다. 맺음말은 보상에 관한 전통 신조를 재확인하는데, 욥의 반항이 품고 있는 대담성과 하느님의 대답이 풍기는 냉소성이 하느님의 정의를 문제시하는 듯한 대화 부분은 산문으로 된 맺음말이 욥기 신학의 경건한 결론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❷운문으로 된 대화
⑴욥기의 시인은 모든 시대의 인류에게 말합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은 존재와 죽음의 걸림돌에 맞설 뿐만 아니라, 고뇌 속에서 하느님께 강하게 항의하면서 동시에 하느님의 현존을 추구하는 보편적인 신앙인의 모습을 그리기 때문입니다.
“학대하시는 것이 당신께는 좋습니까? 악인들의 책략에는 빛을 주시면서 당신 손의 작품을 멸시하시는 것이 좋습니까? 당신께서는 살덩이의 눈을 지니셨습니까? 당신께서는 사람이 보듯 보십니까?”(10,3-4)
“어째서 악인들은 오래 살며 늙어서조차 힘이 더하는가? 자식들은 그들 앞에서, 후손들은 그들 눈앞에서 든든히 자리를 잡지. 그들의 집은 평안하여 무서워할 일이 없고 하느님의 회초리는 그들 위에 내리지도 않아 그들의 수소는 영락없이 새끼를 배게 하고 그들의 암소는 유산하는 일 없이 새끼를 낳지.”(21,7-10)
그에게는 자신이 당하는 물리적 고통보다는 하느님의 침묵이야말로 가장 큰 고통입니다.
⑵그는 하느님을 거스르면서까지 자기를 변론해 줄 증인이 하늘에 계시다고 선언한 다음(16,18-21), 마지막 숨 너머, 무덤의 경계에서 그가 산 채로 하느님을 뵙도록 해주시려고, 그를 구해 주실 분이 일어서시리라는 확신을 갖고 부르짖습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네, 나의 구원자께서 살아 계심을. 그분께서는 마침내 먼지 위에서 일어서시리라.내 살갗이 이토록 벗겨진 뒤에라도 이 내 몸으로 나는 하느님을 보리라.”(19,25-27).
이 문장에서 ‘구원자’가 누구인가는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가 알기에 그분은 하느님 자신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욥은 하느님을 거슬러 하느님께 희망을 걸고, 하느님을 거슬러 하느님을 열망하는 것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의 나락 속에서 욥은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붙잡고 있으며, 이 희망은 아직 확실한 형태를 취하지 못하고 있지만, 모든 것의 끝장으로 여겼던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게 합니다.
널리 알려진 19,26“내 살갗이 이토록 벗겨진 뒤에라도 이내 몸으로 나는 하느님을 보리라”의 히브리말 본문을 ‘내 몸으로부터 ……’, ‘내 몸이 없이도 ……’와 같이 옮길 수 있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왜 이 구절에서 육신의 부활에 대한 믿음의 서곡과 죽음을 이기실 ‘구원자’의 예시를 읽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육신의 부활에 대한 믿음은 하느님과 일치하는 삶 안에서 일어나는 실제적 체험을 전제하며, 이 믿음은, 불멸성을 인간 본성에 내재한 당연성으로 생각하는 것을 배제하고,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새로운 창조의 지고한 행동을 그 전제 조건으로 합니다.
❸에필로그 EPILOGUE- 폭풍 한가운데에서 일어나는 현현
폭풍 한가운데에서 욥에게 ‘대답하실’ 때(탈출 19장의 모세에게 나타나신 하느님의 현현과 1열왕 19장 엘리야에게 나타나신 하느님의 현현에 대한 암시와 함께), 주님께서는 사실 고통받는 인간의 질문들에는 어떠한 대답도 주지 않으십니다. 새로운 질문들을 던지시는 분은 오히려 하느님이십니다. 질문들이 계속됨으로써 결국 인간에게 가장 당혹스런 물음에까지 이릅니다.
“하느님을 비난하는 자는 응답하여라...너 자신을 정당화하려고 나를 단죄하려느냐?”(40,2-8 참조)
욥은 “까닭없이 하느님을 경외”(1,9)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처럼 욥도 보다 우월한 자기의 무결성(無缺性)이 자기에게 하느님께 대한 권리를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저는 알았습니다.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음을, 당신께는 어떠한 계획도 불가능하지 않음을! 저에게는 너무나 신비로워 알지 못하는 일들을 저는 이해하지도 못한 채 지껄였습니다. 당신에 대하여 귀로만 들어 왔던 이 몸, 이제는 제 눈이 당신을 뵈었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며 먼지와 잿더미에 앉아 참회합니다.”(42,2-6)
자기의 이해력을 넘어서는 성성(聖性) 앞에서 욥은 결국 무죄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포기합니다. 그의 눈을 뜨게 해준 것은 바로 하느님의 현존입니다. 지금까지는 풍문으로만 들어서 알아왔던 하느님을, 이제 자기 눈으로 직접 뵙게 됩니다(42,5). ‘성성’을 봄으로써 그는 자기에 대한 죄의식을 갖게됩니다. 비록 친구들이 비난하는 범죄 행위들을 저지르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그는 도덕적 인간의 죄악 그 자체를 범한 것입니다. 그는 너무 경건한 삶을 살았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심판자 하느님’이 되어있었습니다.
⑤문학 유형
❶이미 오래전부터 욥기가 성경에서 유일한 문학 형식을 이룬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플라톤에게서 유명해진 대화 형식은, 이미 상고 시대에 메소포타미아와 나일강 계곡에서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생성 시기가 기원전 3천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여겨지는 설형 문자로 된 어떤 문헌은 대담한 말투로 악의 문제를 제기하는데, 오늘날 ‘수메르의 욥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바빌론 말로 쓰인 다른 설형 문자 문헌은 아마도 기원전 1400-1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각각 11줄로 된 28개의 연이 전개되면서 병자와 그의 친구는 신의 정의를 논하는데, 이 친구는 욥기에 나오는 테만 사람 엘리파즈의 담론에 나오는 논조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❷욥이 히브리 문학에서 눈앞에 다가온 자신의 죽음에 대한 매력을 이야기한 유일한 인물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욥기에 나타난 어휘들과 수많은 암시들은 이 작품이 이집트 문명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시사합니다.그래서 욥기의 시인이 국제적인 지혜 문학 세계에 속해 있고 대화의 문학 형식을 알고 있었으리라는 사실은 상당한 개연성을 지닙니다. 그러면서도 욥기의 시인은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욥기의 상세내용은 본 블로그 sunny river 구약성경노트16.시서와지혜서② 욥기참조)
46-23.시편 ;PSALMS ; ΨΑΛΜΟΊ (시편/Ps)
① 책의 이름
(시편詩篇; 라틴어 프살테리움 Psalterium; 그리스어 프살모이 ΨΑΛΜΟΙ; 영어 THE PSALMS)
❶히브리어 성경에서는 ‘찬양’(트힐림)혹은 ‘찬양의 책’(세페르 트힐림)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서 ‘찬양’은 할렐루야(‘야(훼)를 찬양하여라.’)의 ‘찬양하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명사입니다. 시편집은, 히브리 말 성경의 세 번째 부분으로 율법서와 예언서 다음에 오는 성문서의 첫머리, 곧 욥기와 잠언 앞에 자리 잡고 있으며(칠십인역에서는 욥기와 잠언 사이에 위치한다) 150개의 종교적인 시가들이 실려 있습니다.
❷예루살렘 성전의 전례에 쓰이던 150편의 기도문은 현금이라는 현악기의 반주를 받아 노래로 불려졌습니다. 그리스어 성경에서는 현악기의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라는 뜻에서 ‘프살모이 ΨΑΛΜΟΙ’ 라고 합니다.
❸라틴어 시가(詩歌)라는 뜻의 프살무스(psalmus)는 ‘살테리온(현금)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라는 뜻으로 이 시가psalmus들을 한데 모아놓은 책이 시편집(프살테리움 Psalterium)입니다.
❹우리말 ‘시편’은 중국어 성경 이름 ‘詩篇’에서 유래합니다.
②시편의 저자
❶시편들은 오랜 세월을 통하여 전해오던 많은 노래들을 엮은 것입니다. 하나의 책으로 엮어지기 전에 이미 독립적이고 서로 다른 여러 작은 모음집들이 있었습니다. 기원전 3세기 말에서 2세기초엽 이미 이 부분적인 모음집들이 이루어졌습니다. 대부분의 시편은 문학을 위해 따로 쓴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역사와 개인적인 경험 속에서 나타난 하느님의 구원 행위가 전례를 통한 회고(回顧)에 의해 발전된 것입니다. 주로 다윗이 다스리던 기원전 10세기와 바빌론 유배를 전후한 기원전 6세기에 많은 시가 생겨났고 점차 한데 모아져 기원전 2세기경에는 현재와 같은 꼴을 갖추었습니다.
❷히브리 말 성경의 시편집에서 34개를 뺀 나머지 시편들에는 다양한 길이와 성격을 지닌 머리글이 붙어 있습니다. 이것은 후대에 와서 수집자 또는 편집자들에게서 붙여졌는데 히브리 말 성경과 최초의 그리스 말 번역 성경의 머리글이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번역본에는 그리스 말 번역자들이 머리글의 정확한 뜻을 파악하지 못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것들이 가끔 있습니다. 이 방면의 연구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머리글의 생성 시기는 물론, 그 정확한 의미와 쓰임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며 시편의 작가들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와 토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❸시편의 머리글에는 전통적으로 시편 저자라고 생각해 왔던 사람들의 이름이 들어 있습니다. 곧 모세(90편), 솔로몬(72; 127편), 아삽(50; 73─83편. 그리고 1역대 16,4-7; 25,1-2; 느헤 7,44 참조), 코라의 자손들(42; 44─49; 84─85; 87─88편. 그리고 2역대 20,19 참조), 헤만(88편. 그리고 1역대 25,5 참조), 에탄(89편. 그리고 1역대 15,17-19 참조), 여두툰(39; 62; 77편. 그리고 1역대 16,41-42; 25,1.3; 2역대 5,12; 29,14; 느헤 11,17 참조) 등입니다.
❹다윗은 제1권에(1─41편) 집중하여 모두 73개 시편의 머리글에 나옵니다. 이 가운데에서 13번은 다윗 임금의 생애에 일어났던 일들을 시사하는 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시편의 저자’로서(2사무 23,1. 그리고 집회 47,8 참조) 다윗의 탁월성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시인으로서(2사무 1,17.19-27; 3,33-34), 음악가로서(1사무 16,16-23; 18,10), 그리고 악기 발명가로서(느헤 12,36; 아모 6,5) 명성을 누렸습니다. 다윗이 종교 예식과 전례 음악을 체계화했다는 전통도 있습니다(1역대 15─16; 23,5; 에즈 3,10). 이스라엘에는 다윗 훨씬 이전부터 라멕의 복수의 노래(창세 4,23-24), 우물의 노래(민수 21,17-18), 모세의 찬가와 미르얌의 노래(탈출 15,1-21), 드보라의 승리의 노래(판관 5,2-31) 등 시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의 전통은 다윗이 가장 뛰어난 시인이었으며, 고통받는 의인으로서, 용서받은 회개자로서, 그리고 메시아의 예형으로서 후대의 시편 저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대부로 여겼습니다.
❺시편들을 이스라엘의 역사에 따라 구분하거나 시편들의 연대를 작성하는 일은 거의 넘을 수 없는 장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시편 본문의 연대와 외국 문학의 영향에 관한 문제는 복잡하고 어려워서 앞으로도 논의가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다행한 일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시편의 정확한 저작 시기를 아는 것이 곧 시편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며, 시편의 근본적인 뜻을 이해하는 데 필요 불가결한 전제 조건도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③시편집의 특성
이스라엘인들은 성전에서 거행되는 매일의 의식에서는 반드시 시편으로 기도를 올렸으며 히브리의 연중 대축일에 팔레스티나 전역에서 순례자들이 모이는 기간에도 시편으로 기도를 올렸습니다. 시편은 이스라엘인들의 기도詩 모음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성경은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시편은 하느님께 말씀 드리는 백성들의 이야기입니다. 백성들의 기도가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으로 된 셈입니다. 성경의 복음 말씀은 듣고, 시편은 드리는 말씀입니다.
④시편의 구분
❶5권 구분
⑴시편집은 150개의 종교적인 시가들이 다섯 권으로 분류되어있습니다. 곧 1-41/42-72/73-89/
90-106/ 107-150입니다. 이렇게 다섯 권으로 분류하는 기준은 각 권이 끝나는 마지막 시편이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 영원에서 영원까지 아멘. 아멘!” 이라는 영광송으로 끝맺기 때문입니다. 다섯 권으로 나뉜 확실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모세 오경에 상응한 조처라는 추측이 일찍부터 제기되었습니다.
❷이러한 일반적인 구분 외에도 달리 나누어지는 부분적 모음집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3─41편과 90─150편에서는 이스라엘 하느님의 특별한 이름인 야훼(יהוה, 히브리 말의 네 자음을 따라 로마자 YHWH로 표기합니다. 우리말에서는 “주님”으로 옮기고, 이를 굵은 고딕체로 표기한다)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반면에 42─83편에서는 거의 조직적이라 할 만큼 야훼가 엘로힘(אלהים, 하느님)으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엘로힘 시편’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❸머리글에 의한 구분
⑴머리글에(시편의 첫머리에 대괄호로 표시한 것으로, ‘표제, 제목’ 등으로 부르기도 하나, 정확한 명칭이라고는 할 수 없다) 나오는 사람 이름에 따라 세분하기도 합니다. “이사이의 아들 다윗”(72,20 참조), “코라의 자손들”(42─49편, 그리고 84─85편과 87─88편 참조), “아삽”(73─83편, 그리고 50편 참조) 등입니다. 또한 머리글에 따라 120─134편은 ‘순례 시편’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113─118편과 136편. 그리고 146─150편은 유다교에서 할렐이라 부르는데, 머리글이면서 동시에 시편 본문의 기능도 하는, ‘전례적 환성’이라 할 수 있는 할렐루야가 시편의 앞에, 또는 뒤에, 때로는 앞과 뒤에 자주 나옵니다.
⑵시편 1은 시편집의 서문이라 할 수 있고, 일곱 개의 악기와 더불어 모든 피조물에게 하느님께 대한 찬양을 촉구하는 ‘대찬양시편’이라 부를 수 있는 시편 150은 제5권만이 아니라 시편집 전체를 끝맺는 ‘종결찬양’의 구실을 합니다. 이 시편은 여러 악기들로 관현악단을 이루고 지휘자가 악보에 따라 지휘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⑤시편의 유형분류
모든 시편들을 각각의 유형에 따라 분류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한 시편 안에 여러 유형들이 혼합되어있어서 어느 한 유형에 한정시킬 수 없는 경우도 있으며, 어떠한 유형에도 속하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학자마다 다른 분류와 설명이 있는데 가톨릭주석성경은 프랑스 ‘공동 번역 성경’의 분류와 설명을 거의 그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❶찬양시편
대부분의 찬양 시편들은 이스라엘의 축일을 맞아서 전례 때 사용하기 위해 창작되었다고 합니다. 찬양 시편은 여러 다른 상황에서 기인할 뿐만 아니라, 찬양을 받는 주체가 항상 같지는 않기 때문인데 찬양 노래들은 하느님, 시온과 성전, 또는 임금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⑴계약의 하느님을 향한 찬양시편들
8; 19; 33; 100; 103; 104; 111; 113; 114; 117; 135; 136; 145-150등입니다.
⑵하느님의 통치에 대한 노래들
93; 96-99, 그리고 47도 참조할 수 있습니다. 이 시편들은 당신 어좌에 좌정하신 하느님, 임금이시며 판관이신 분, 민족들의 주님을 열광적으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노래들의 뿌리는 전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96,8-9; 99,5). 일부 학자들에게서 ‘즉위식 노래’로 불리는 이 시편들은 성전에서 거행되던 어떤 특정 전례 때(초막절, 예루살렘 축제, 새해 축일 등) 불려졌으리라고 추측되기도 합니다.
⑶시온의 노래
시온의 노래들은 예루살렘과 거기에 있는 성전을 기립니다(46; 48; 76; 84; 87편. 그리고 24; 68; 132편 참조). 시온은 ‘다윗 왕조의 도읍’, ‘종교 중심지’,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처들 가운데 가장 거룩한 곳’, ‘하느님의 도성’, ‘대왕님의 도읍’ 등 여러 가지 화려한 명칭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온에 대한 이러한 찬양은 결국 시온산을 당신의 거처와 당신의 안식처로 선택하신 주님께로 향하는 것입니다.
⑷순례시편
시온의 노래와 동일한 영감 속에 이른바 ‘순례 시편’들도 등장합니다(120─134편). 일반적으로 이 시편들은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으로 오르면서(84편; 이사 2,3; 예레 31,6 참조), 특히 이스라엘의 삼대 축일(탈출 23,14-17) 때 성전으로 순례하면서 불렀으리라고 생각됩니다.
⑸군왕시편
‘하느님의 통치 시편’들이 임금 그 자체이신 주님을 찬양하는 데에 반해, 이른바 ‘군왕 시편’들은 현세 왕국의 군주들을 노래합니다(2;18; 20; 21; 45; 72; 89; 101; 110; 132; 144편). 군왕 시편, 하느님의 통치 시편, 시온의 노래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이 모든 시편들은 그 안에 완전한 성취를 향한 약속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메시아에 대한 기다림, 결정적인 하느님 왕국에 대한 기다림, 그리고 이상적 도읍에 대한 기다림입니다.
❷탄원시편/ 신뢰시편/ 감사 시편
⑴탄원시편
Ⓐ개인 탄원시편
개인 또는 공동의 탄원시편은 시편집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5; 6; 7; 13; 17; 22; 25; 26; 28; 31; 35; 36; 38; 39; 42; 43; 51; 54-57; 59; 61; 63; 64; 69; 70[=40,14-18]; 71; 86; 88; 102; 109; 120; 130; 140-143.
탄원시편에서 원수들에 대해 적극적인 저주의 말로써 적들에게 대항하는데 이들의 시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불행한 이들의 상황 속에, 그리고 당시의 종교, 사회적 맥락 속에 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탄원시편 가운데 일곱 개의 기도 6, 32; 38; 51; 102; 130; 143 등은 그리스도교 전례에서 전통적으로 ‘참회시편’으로 애송되어왔습니다. 그 가운데 라틴어 번역의 첫마디를 따라 미세레레(Miserere;불쌍히여기소서)와 데프로푼디스 (De profundis;깊은곳에서)로 불리는 시편 51과 130은 영성의 성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동 탄원시편
12; 44; 58; 60; 74; 79; 80; 83; 85; 90; 123편. 그리고 126편 참조. 공동 탄원 시편은 공동의 재앙, 곧 전쟁에서의 패배, 외군의 침입, 학살과 파괴, 성전 모독, 약자들에 대한 강자들의 박해, 의인들에 대한 악인들의 억압, 권세가들의 폭정 등을 전제합니다. 이스라엘은 그들의 불안과 공포를 하느님께 소리치며 토로합니다.
⑵신뢰시편
때로는 탄원의 원동력인 신뢰가 전면에 부각되어 해당 시편의 주제가 됩니다 11; 16; 23; 62; 121; 131, 그리고 91도 참조합니다. 이 밖에 시편 115, 125와 129에서는 공동체의 신뢰도 고백됩니다.
⑶감사시편
개인 감사 시편은 그 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습니다(30; 32; 34; 40,2-12; 92; 116; 118; 138편). 탄원 시편에서 이미 감사가 예고되고 그 윤곽까지도 잡혀 있습니다(22,23-32; 56,13-14).
❸교훈시편
⑴가르치기 위한 시편
어떤 시편들은 특별히 가르치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머리글에 있는 “마스킬”[‘가르치다’의 뜻도 지니고 있는 동사에서 나온 명사형]과 60,1의 “교훈을 위하여” 참조). 시편 작가들은 역사적 교훈, 예언자적 방식의 훈계, 전례적 충고, 도덕적 문제에 대한 지혜 문학적 반성 등 다양한 방법과 함께 기억을 쉽게 하는 동시에 모든 것을 말하고자 한다는 의미를 지닌 알파벳 노래(37; 112; 119 등; 성경의 시편 각 절의 좌측 베트/기멜/달렛/헤/와우 등 히브리어 알파벳이다)와 같은 교육 방법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⑵역사회고를 통한 교훈
78; 105; 106 세 개의 시편이 구원 역사를 길게 회상하면서 그 주요 주제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이러한 역사 회고는, 신명기가 가르치고 있듯이 구체적인 응답을 촉구합니다.
⑶전례를 통한 교훈
교훈적인 관심은 이른바 ‘전례 시편’(15; 24편. 그리고 91; 95; 134편 참조)에서도 나타납니다. 어떤 의식, 예컨대 성전 문에 도착하여 거행하는 예식은(24,7; 118,20 참조), 성전으로 들어가고, 하느님의 현존 앞에 서며, 하느님 앞에 머무르는 데에 요구되는 조건들을 상기시키는 기회가 됩니다.
⑷예언적 훈계
신명기계 색채를 지닌(81편) 신탁과 약속과 경고를 골고루 갖춘 ‘예언적 훈계’(14; 50; 52; 53; 81편. 그리고 75; 95편)는 진정한 신심과 계약이 요구하는 바를 강조하며, 사악함과 배신을 고발합니다(14; 52; 75편).
⑸교훈시편
몇몇 시편은 전적으로 ‘교훈 시편’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합니다(1; 37; 49; 112; 119; 127; 133편. 그리고 73; 128; 139편 참조). 이 지혜 시에서 다루어지는 주제들 가운데에서 율법은 특별한 자리를 차지합니다(1; 119편. 그리고 19,8-14 참조).
⑥시편에 사용된 용어들
❶시편의 중복성
시편집은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손을 거치면서 점진적으로 형성되었고, 또 이것이 현대적 의미의 편찬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예컨대 중복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53=14, 70=40,14-18, 108=57,8-12와 60,7-14]. 구약성서의 다른 책들에도 여러 시대에 속하는 시편들이 흩어져있습니다. 이 시편들은 [1사무 2,1-10; 이사 38,10-20; 요나 2,3-10; 나훔 1,2-11; 하바 3,1-19; 애가 5; 다니 2,20-23; 토비 13 ]등입니다.
❷시편 번호의 차이
칠십인역에서 시편집은 욥기와 잠언 사이에 위치하며 시편 하나가 더 덧붙여집니다(151편). 칠십인역 시편의 번호 매김은 히브리어 시편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두 번에 걸쳐 히브리어 시편 하나가(116과 147) 둘로 나누어지고, 두 번에 걸쳐 히브리어 시편 둘(9와 10, 그리고 113과 114)이 칠십인역에서 하나의 시편으로 모아집니다. 이로써 번호 매김이 서로 어긋나게 됩니다. 우리성경은 히브리 말 성경의 번호 매김을 따릅니다. 그런데 교회 전례에서는 전통적으로 대중 라틴 말 성경을 따르기 때문에, 히브리 말 성경 번호 옆에 칠십인역과 같은 대중 라틴 말 성경의 번호를 괄호 속에 넣어 표기합니다. 예, 시편 22=히브리성경 (21)=불가타. 미사 경본에는 불가타역이 사용되어있습니다.
❸시편에 사용된 용어들
⑴시편 첫머리 괄호[ ]안의 내용
‘표제, 제목’ 등으로 부르기도 하나, 정확한 명칭은 아닙니다.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은 시편작가로 여겨지는 이름들과[다윗,아삽,코라의 후손], 그 시편이 작사된 역사적 상황을 언급합니다[시편 3; 그가 아들 압살롬에게서 달아날 때]. 이 표제에서 유의할 점은 표제가 내용 전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대 번역본의 제목으로 붙이는 글들은 그 시편의 주요한 감정중 하나를 가려 뽑아 제목으로 삼은 것입니다.
⑵머리글의 사람 이름 앞에 붙은 전치사 라멧(ל)/라메드
이 말의 영어는 of로 번역됩니다(of david). 이 전치사는 시편의 저자를 뜻할 수도 있고, 이스라엘의 주변 문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어떤 동일한 사건과 인물을 중심으로 엮는 일련의 서사시에 소속됨을 가리킬 수도 있으며, 시의 주인공을 가리킬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머리글의 인명 앞에 나오는 전치사 라메드를 우리말성경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머리글에 자주 나오는 동사의 명사형 “지휘자”앞에도 같은 전치사가 붙어있고, 그 확실한 뜻을 모르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번역에 따라 “지휘자에게”로 옮겼습니다(11; 14; 16편 등등).
❹시편의 성격을 시사하는 머리글
⑴해당 시편의 유형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현악기 반주와 더불어 부른다는 ‘시편’(히브리말로는 미즈모르: 57번), ‘기도’(히브리 말로 터필라: 86; 90; 102; 142), ‘찬양(가)’(히브리말 터힐라: 145), ‘사랑 노래’나 ‘혼인 축가’(45) 또는 간단히 ‘노래’( 히브리말 쉬르: 30번) 등이 나옵니다. 이 밖에도 뜻이 분명하지 않은 여러 용어들이 있습니다: 마스킬(32; 42; 44; 45; 52─55; 74; 78; 88; 89; 142편), 시까욘(7).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전자를 “교훈”, 후자를 “고백” 또는 “애가”로 옮기기도 하는데, 우리는 성경에는 번역 없이 음역되었습니다.
⑵번역을 시도조차 못하고 본문을 그냥 음역하여 우리말로 옮기는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예컨대, 믹탐: 16; 56─60편). 비록 뜻이 불분명하더라도 이러한 전문 용어들은 일정한 관심을 드러냅니다. 곧 이스라엘에 여러 종류의 시편들이 있었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⑶어떤 시편들은 일정한 전례 예식과 연결됩니다. 92편은 “안식일(을 위한 노래)”, 그리고 100편은 “감사(전례)를 위한 시편”으로 되어 있습니다. “기념으로”라는(38; 70편) 표현도 어떤 전례적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나 추측하게 합니다. 120편에서 134편까지는 계속 ‘오름/층계의 노래’(또는, 오름/층계를 위한 노래)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지형적으로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가면서, 곧 순례 중에 부른 노래라 생각됩니다.
❹음악적인 표기들
⑴55회에 걸쳐 히브리 말로“머나체아”라는 낱말이 나오는데 고대 번역본들은 이 히브리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 뜻은 “(성가대, 합창단) 지휘자”라 하겠습니다. (1역대 15,21 참조).
⑵셀라는 히브리말로 71회, 칠십인역에는 92회 나옵니다. 뜻이 정확하지않은 이 말을 칠십인역은 쉼, 멈춤, 고대번역은 ‘항상’으로 옮깁니다. 명확한 뜻은 알 수 없지만 본디 쉼표의 구실을 했으리라 추측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를 기준으로 삼아, 연(聯; 한단락 이나 구간)을 구분하는 데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⑶여러 악기들도 지칭됩니다. 피리(5편), 현악기(4; 6; 54; 55; 61; 67; 76편. 그리고 8; 81; 84편 참조)와 같은 악기들도 나옵니다. 합창단을 받쳐 주거나 또는 반주하기 위해서도 나팔과 뿔 나팔, 십현금과 수금과 비파, 그리고 손북과 자바라 등 여러 악기들이 사용됩니다. 150편은 ‘종교 관현악단’이라 할 정도로 여러 악기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⑷머리글에는 ‘새벽암사슴’가락으로(시편 22(21)편, 나리꽃 가락으로(시편 45(44)편)와 같은 수수께끼 같은 표현들도 있는데, 해당 시편이 불려질 때 따라야 할 가락을 지시하는 것으로 추측합니다. 이 시대에는 유행가가 있었고 작사자는 그 가락에 맞추어 음운을 작사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부족한 그대로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9; 46; 53; 56; 60; 80; 88).
(시편의 상세내용은 본 블로그 sunny river 17.시서와 지혜서③ 시편참조
46-24.잠언 ;THE PROVERBS; ΠΑΡΟΙΜΊΕΣ (잠언/Pr)
①책의 이름
우리말에서 잠언箴言의 사전적 정의는 ‘가르쳐서 훈계하는 말’, 또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교훈이 되고 경계가 되는 짧은 말’입니다. 잠언의 히브리말 ‘마샬’이라는 명사는 ‘비슷하다’ 또는 ‘지배하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 어원과 뜻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잠언은 근본적으로 두 가지 문학 방식으로 표현됩니다. 첫째는 어떤 생각이나 표상을 다른 생각이나 표상에 대비시킴으로써 뚜렷하게 드러내는 ‘비교’입니다.(잠언 29,23 마음이 교만하면 낮아지고 마음이 겸손하면 존경을 받는다). 그래서 칠십인역은 ‘잠언’을 그리스말의 ‘비교(ΠΑΡΟΙΜΙΑ 파로이미아)’라는 낱말로 옮깁니다. 둘째는, 두 개의 생각이나 표상을 두 줄로 병행시켜 표현하는 것입니다. 잠언은, 금언이나 격언 또는 속담처럼, 어떤 생각을 압축된 언어와 짧은 문장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성경의 잠언이 말하고 있는 지혜의 근본, 그리고 지혜가 추구하는 교육의 목표가 종교적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속담, 격언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전에는 이 책을 솔로몬의 잠언집이라 불렀습니다.(PROVERBS OF SOLOMON; ΠΑΡΟΙΜΙΑΙ ΣΟΛΟΜΩΝΤΟΣ 파로이미아 솔로몬)
②잠언集 이해의 열쇠
❶솔로몬과 잠언집
잠언집은 “이스라엘 임금, 다윗의 아들 솔로몬의 잠언.”(1,1)이라는 표제로 시작합니다. 솔로몬은 잠언집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이름으로, 잠언집 전체가 그의 영향 아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잠언집에 들어있는 세 개의 작은 묶음에는 “솔로몬의 잠언”이라는 표제가 붙어있습니다(1,1; 10,1; 25,1). 솔로몬을 잠언집의 실질적인 저자 또는 편집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솔로몬 자신이 잠언집의 핵심 부분을 직접 지었거나 일부를 수집하였을 개연성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1열왕 3,3-14.16-28; 5,9-14; 10,1-9.23; 집회 47,14-17). 사실 이스라엘의 지혜문학은 솔로몬과 그의 궁전을 중심으로 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그는 당시에 지혜문학을 이미 활발히 전개하고 있었던 이집트와 정식 외교 관계를 맺고, 파라오의 딸과 결혼합니다(1열왕 3,1-2). 잠언집의 수집가는 저자를 “이스라엘의 임금”이라고 함으로써, 지혜가 임금에게서 유래한다는 당시 고대 근동의 일반적인 견해를 따릅니다. 더 나아가서 그들에게 “이스라엘의 임금”은 바로 만군의 주이신 하느님이십니다.
❷경험으로 얻은 진리
이스라엘의 지혜는 상당한 변화를 겪은 매우 다층적인 현상입니다. 사건들의 혼돈 속에서도 여기저기서 법칙성, 질서 같은 어떤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관찰하고 탐색하는 것은 옛 시대에 특별히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것들 중에서 인식된 진리와 경험들이 속담, 격언 등으로 표현되었고 권고의 말로서 文體化되었습니다.
❸속담의 절대화에 대한 주의
⑴경험에 의해 다져진 표현에 의해 속담은 중요해집니다. 그러나 속담의 경우 절대화된 진리는 문제가 될 것입니다. 즉, “아이를 훈육하는데 주저하지마라. 매로 때려도 죽지 않는다. 아이를 때리는 것은 그의 목숨을 저승에서 구해내는 일이다(잠언 23,13).” “부드러운 혀는 뼈를 부순다(잠언 25,15),” “속임수로 뺏은 빵은 달콤하지만 뒷날 그 입은 자갈로 가득 찬다(잠언 20,17)” 등이 그렇습니다. 여기서는 단순히 순수하게 역설적으로 말해졌을 뿐 그 귀결이나 교훈은 없습니다.
⑵단순하게 전해진 이 속담들은 복잡한 정신적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금언들의 배후에 자신들의 주변정세나 환경에 대하여 그다지 세련된 사고를 지니지 않았던 그 시대의 정신성을 전제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들을 결코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교훈적인 것으로 이해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물론 이 속담들은 지혜교사들의 지혜에 의해서 본질적인 기능을 다했을 것입니다.
⑶진리통찰의 두 측면은 체계적으로 학습된(철학적,신학적) 것과 경험적인 것입니다. 이것들은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교리화된 이데오로기는 인간을 위협하지만 경험적인 측면도 집요한 자기주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명제는 누군가의 경험에 의한 것입니다. 그러나 바늘도둑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 복음이며, 바늘도둑이 언제나 소도둑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사물과 현상들 안에 있는 질서의 신비는 인내와 고통스러운 탐색이 필요합니다. 지혜는 이 신비를 탐색하지만 그때마다의 경험들은 특수성이 존재합니다. 때로는 일치하지 않고 때로는 모순적이기도 합니다. 헤르더(Herder)는 속담문구로부터 배우려하지 말고 그것들과 더불어 배우라!고 말합니다. 그 시대는 어떠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등.
③잠언집의 구성
전체 31장의 잠언집은 1,2-7의 머리글 다음에, 주제나 문학유형에 따라 다양한 길이와 내용을 지닌 아홉 개의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구분은 잠언집이 번역되어 오는 과정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소제목도 첨부하면서 이루어졌습니다.
❶서언 1,8-9,18 : 이 책의 목적과 지혜에 대한 찬양과 지혜 자신의 말씀이 첨가됩니다. 의인화된 ‘지혜’와 이에 맞서는 ‘우둔함’이 두 개의 저울판같이 나란히 제시됩니다.
❷솔로몬의 잠언 10,1-22,16 : 376개에 달하는, 도덕적 삶에 관한 솔로몬의 잠언들을 한데 묶은 것입니다.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으며 잠언집 안에서 가장 오래된 잠언들입니다.
❸현인들의 잠언 22,17-24,22 : 현인들의 잠언들을 묶어놓은 첫 번째 모음입니다. 이 모음에는 다른 요소들과 함께 이집트의 「아멘엠오페의 지혜」와 매우 흡사한 단락(22,17-23,14: BC 1150-2000년 사이에 기록된 이집트 관리 '아멘엠오페의 지혜'를 직․간접적으로 인용)과 술버릇에 대한 괄목할 만한 풍자가 들어 있습니다(23,29-35).
❹현인들의 잠언 24,23-34 : 현인들의 잠언들을 묶어놓은 두 번째 모음입니다.
❺솔로몬의 잠언 25-29장 : 127개의 잠언들을 묶은 것으로서, 히즈키야의 서기관들이 수집한 솔로몬의 두 번째 잠언 모음으로 불립니다(25,1).
❻아구르의 잠언 30,1-14 : 마싸 사람 야케의 아들 아구르의 잠언 모음입니다.
❼수(數) 잠언 30,15-33 : 히브리 숫자를 자연 및 동물과 풍자적으로 연결시킨 잠언입니다.
❽르무엘의 잠언 31,1-9 : 마싸의 임금 르무엘의 말로서, 외국 현인의 금언을 모은 묶음으로 두 번째 것입니다. 왕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가르쳐주는 교훈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❾알파벳 시 31,10-31 : 히브리말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지은 훌륭한 여인을 노래하는 시입니다.
④잠언의 지혜
❶잠언집은 처음부터 교화(敎化)를 목적으로 수집되었습니다. 잠언이 목적하는 바, 인간교화의 출발점은 하느님과 계시, 그분의 계명들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계명이 전혀 사람을 도울 수 없는 영역이 있습니다. 날마다 많은 결단을 내려야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일상의 영역은 살인이나 간음 절도가 아닌 다른 문제로 가득 차있습니다. 현명한 또는 어리석은 자들과의 만남, 낯선 또는 몰염치한자들과의 만남, 이기적이며 오만한 사람들과의 만남, 경제적인 문제, 상사와의 문제 등 모든 영역에서 무엇보다도 사람 개인이 명심해야할 것은 生死의 위력을 지닌 자신의 혀를 조절하는 일입니다(잠언 18,21). 하느님을 경외함, 하느님의 뜻에 대한 순종, 이것이 곧 지혜의 시작입니다(잠언 1,7;9,10;15,33). 사람의 마음속에 많은 계획이 들어 있어도 이루어지는 것은 주님의 뜻 뿐입니다(잠언 19,21).
❷지혜는 모든 선한, 혹은 악한 행위의 시작에 있어서 자신을 성실하게 공동체에 예속시키며 하느님의 요구와 이웃의 요구에 바르게 대처합니다. 끝으로 모든 바른 대답은 하느님으로부터 옵니다(잠언 16,1). 우리는 많은 것을 계획하고 더러 바로 잡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정적이며 대부분 불확실합니다. 이러한 불완전의 영역에 하느님의 섭리가 다가섭니다. 이러한 예를 잘 보여준 것이 창세기의 요셉사화입니다. 모든 인간의 삶은 하느님에 의해 위엄 있게 그리고 철저하게 지배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섭리를 깨닫는 삶은 개인적으로 숭고한 삶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⑤저자와 저작 년대
구약성경의 잠언집은 여러 시대와 여러 장소에서 유래하는 잠언의 작은 묶음들을 한데 모은 책입니다. 구약성경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잠언도 편집 전에 이미 구두로 전승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잠언의 수집과 기록은 일찍부터 이루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특별히 왕정 시대를 잠언 수집의 초기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유배 이후 시대 BC 300-200 구약성경 편집의 세 번째 단계에서 지혜문학과 시편 등의 최종편집이 수행되었고, 주변 문화권으로부터 지혜문학을 수용하였음이 틀림없다 하겠습니다.
<구약성경 46권 기본정보 ⑥ 욥기/시편/잠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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