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TESTAMENT Basic Information
[시서와 지혜서]
가톨릭성경의 [시서와 지혜서]는 욥기,시편,잠언,코헬렛,아가,지혜서,집회서의 순으로 되어있습니다. 히브리 말 성경은 ‘율법’과 ‘예언서’에 이어서 나오는 세 번째 문서집입니다. 이 세 번째 모음집은 동일한 문학 유형으로 짜여 있지 않으며, 커투빔(Kethubim) 곧 ‘문서들’[聖文書]이라는 제명이 말해 주듯이 특별한 이름을 부여받지 못했고 다양한 그리스 말 수사본들과 교회의 성경 목록에서 커투빔에 속한 책들의 자리는 다르게 배열됩니다. 어떤 책들은 역사서(룻기, 역대기, 에즈라기, 느헤미야기, 에스테르기)나 예언서(애가, 다니엘서)에 배열되어 있는가 하면, ‘시서와 지혜서’(욥기, 시편, 잠언, 코헬렛, 아가)라는 이름으로도 배열됩니다. 유다교가 경전으로 인정하지 않는 지혜서와 집회서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 가운데 욥기와 시편과 잠언은 언제나 함께 묶여 제시됩니다. (상세내용은 본블로그 sunny river 구약성경노트 15.시서와 지혜서① 입문참조)
46-25.코헬렛 ;ECCLESIASTES; ΕΚΚΛΗΣΙΑΣΤΉΣ(코헬/Qo)
①책이름
코헬렛(Qoheleth)은 책 제목이면서 저자의 이름입니다(1,1.12). 히브리어 코헬렛은 ‘집회’, ‘회중’, ‘국가공동체’ 등을 뜻하는 ‘카할’의 동사형인 ‘모이다’에서 온 말입니다. 그래서 이 낱말은 집회를 이룬 공동체 안의 어떤 직책이나 직능을 맡은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전 성경의 이름이 설교가(전도자)의 설교집이라는 의미의 ‘전도서(傳道書)’인 이유입니다. 칠십인역은 에클레시아스테스(ΕΚΚΛΗΣΙΑΣΤΗΣ ‘회중’, ‘교회의 구성원’)로 옮겼습니다. 우리말 성경은 코헬렛을 번역하지 않고 음역하여 책 이름이자, 동시에 본문에도 나오는 코헬렛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코헬렛서는 ‘축제 두루마리 오경; 메길로트’(룻기, 아가, 코헬렛, 애가, 에스테르기) 중 하나로서 초막절 축제 때에 낭독되었는데, 유다인들은 가을 추수를 마치며 하느님께 풍요로운 수확에 감사드리고 ‘하느님을 떠나서는 인간의 모든 노고가 헛되다.’는 사실을 되새겼던 것으로 보입니다.
②저자
유다 전통에 따르면 솔로몬 임금은 청년기에‘아가서’를, 중년기에‘잠언’을, 노년에 세상사의 허무함을 고백하는 ‘코헬렛’을 썼다고 전해집니다. 코헬렛서는 “다윗의 아들로서 예루살렘의 임금인 코헬렛의 말”로 시작되는데(1,1), 임금의 이름을 직접 대지 않고 있으나 전통적으로 코헬렛의 저자는 솔로몬으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이스라엘 지혜의 대표격인 솔로몬의 권위 아래에 둠으로써, 코헬렛서가 어느 한 무명작가의 개인적인 지혜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지혜 전승에 근거를 둔 권위 있는 가르침임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전통적 신앙관의 모순에 회의(懷疑)하는 자신과 회의주의자들을 향해 설교하는 설교가이거나 철학가일 것입니다. 그리스 대중철학을 연상하게 되는 많은 구절을 보면 저자가 박학다식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코헬렛 저자의 활동 시기는 마카베오 시대 이전, 곧 기원전 3세기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③코헬렛의 구성과 내용
이 책의 내용은 사물의 순환(循環) 운동에 관한 머리말(1,3-11)에 이어서 대략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❶첫째 부분은 일종의 자기반성 부분입니다(1,12─2,26).
❷둘째 부분에서(3,1-6,12)인간의 모든 현실이 부정적인 면과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❸셋째 부분(7,1-12,7)은, 두 번째 부분이 열네 번에 걸쳐 ‘때’라는 말로 시작했듯이, 비교의 형태를 취하는 일련의 일곱 가지 생각들 ⑴지혜, ⑵이것과 정의의 관계, ⑶여자 문제, ⑷권력의 행사, ⑸운명의 비밀, ⑹현세적 정의에 대한 전통적 주제, ⑺사회적 관계에서의 비정상적인 형태 등을 다룹니다.
코헬렛의 사상, 그리고 에피큐리즘 (Epicureanism)과 스토아 철학(Stoicism)과 시니시즘 (견유학파;cynicism)사이에 공통된 분위기가 상존한다는 사실을 학자들은 부정하지 않습니다.
④코헬렛의 주제
코헬렛은 두 가지 큰 주제(❶인간의 회의 ❷하느님의 시간)를 제시한 후 ❸네 가지 충고를 통하여 신앙인의 현실에 대한 질문의 답을 얻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❶코헬렛의 첫 주제; 회의 (懷疑 Skepsis Σκέψις)
⑴헛된 순환(循環)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있던 것은 다시 있을 것이고 이루어진 것은 다시 이루어질 것이니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란 없다....나는 태양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을 살펴보았는데 보라, 이 모든 것이 허무요 바람을 잡는 일이다.”(1,2-14)
자연은 되풀이되고 인간사도 새로운 것 없이 반복됩니다. 모든 것이 바람을 잡는 것처럼 허무하기만 합니다. 이러한 회의적 언어로써 과연 인간의 삶이 무엇인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그 의미와 답을 찾으려는 처절한 물음이 들어 있습니다.
“허무”로 번역된 히브리어 ‘헤벨’은 ‘입김, 숨결’의 뜻으로 붙잡을 수 없는 찰나의 것을 의미합니다.‘이 말은 구약 성경에서 73회 사용되는데, 그 중에서 38회(52%)가 코헬렛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코헬렛은 매일 우리가 전적으로 매달리는 일들이 얼마나 무상한 것인지를 냉정하고 솔직하게 직시해 보라고 말합니다.
⑵이스라엘의 회의(懷疑)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 존재여부에 대한 회의가 아니라 역사와 개인의 생활에 관여하는 하느님의 관심에 대한 회의였습니다. 그래서 말합니다. “우리가 알 수 있게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의 뜻이 드러나 이루어져보라!”(이사 5,19).
⑶전통지혜의 모순
코헬렛의 고민은 전통적 신앙관으로는 도저히 설명 할 수 없는 모순된 현실에서 출발합니다. 시대를 초월하여 반복되는 모순인즉, 윤리 도덕적 행동에 상응하는 보상이 없고, 악인들의 행위 때문에 의인이 고통을 겪고, 의인들의 행위를 역으로 누리는 악인들이 있다는 것입니다(8,14). 또한 인간은 모두 동일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9,2). 지혜를 추구하는 이나 어리석음으로 일관하는 자나 모두 같은 종말을 겪게 되니(2,15), 지혜가 우매함보다는 낫지만 지혜를 찾음은 근본적으로 헛수고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코헬렛은 하느님의 작용이 인간 안에 계시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코헬 8,17;11,5). 코헬렛이 하느님께 대한 믿음 자체를 상실한 것은 아닙니다. 인간에게는 제한적이기는 하나 실제적인 행복이 하느님께로부터 부여됩니다. 그리고 인간은 너무 집착함 없이 이러한 행복을 누리도록 해야 합니다.
❷코헬렛의 둘째 주제; 하느님만이 아는 시간(3,1-4,16)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기뻐 뛸 때가 있으며.....”(3,1-8)
⑴그리스어에는 때(시간)을 의미하는 두 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그리스신화의 두 신에서 유래하는 카이로스와 크로노스 둘 다 시간을 의미하는데 성서적으로 카이로스(καιρός)는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수직적 시간을 의미합니다. 요한복음에서 말하는 “나의 때” 적시(適時)입니다. 코헬렛의 ‘때’는 카이로스 입니다. 크로노스(χρόνος)는 수평적 물리적 시간개념으로서의 우리가 계획하고 사용하는 흐르는 시간입니다.
⑵코헬렛은 전형적인 대조적 대구법(“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을 통해 모든 일에는 적절한 시기와 때가 있음을 강조합니다(3,1-9).‘때를 결정하고 모든 것을 이루시는 분은 오직 하느님이시니’(3,14) 섣부른 판단과 집착과 조급함으로 스스로를 옥죄며 살지 말라는 조언인 것입니다.
⑶인간의 때는 하느님의 때와 부합(附合)되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 곁을 더듬을 뿐입니다. 인간이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그 이상으로 나아가려는 충동 때문에 시간의 변화를 깨달을 수 있는 의식도 주셨으나 알아채지 못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행복한 날에는 행복하게 지내고 불행한 날에는, 이 또한 행복한 날처럼 하느님께서 만드셨음을 생각하라고 코헬렛은 말합니다(7,13-14). 좋은 때를 맞이할 준비도 해 놓고 받을 태도를 취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줄 때가 있듯이 받을 때도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아름답게 표현한 구절이 에피큐리아니즘의 쾌락적 허무주의로 잘못 받아들이기 쉬운 9,7-10입니다.
“그러니 너는 기뻐하며 빵을 먹고 기분 좋게 술을 마셔라. 하느님께서는 이미 네가 하는 일을 좋아하신다.....네가 힘껏 해야 할 바로서 손에 닿는 것은 무엇이나 하여라.”
⑷먼 곳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섭리에 적응하고 좋은 기회를 받아들일 준비로 살아갈 때 자기 시간을 잘 조정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 있다고 코헬렛은 가르치는 것입니다.
❸코헬렛의 네 가지 충고
⑴한정된 시간을 즐겨라!(4,17-6,9)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주어진 삶 안에서 최선을 다하며 최대한 즐겁게 사는 일’즉, 현재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허락해주신 ‘지금 여기’에서 그분을 경외하며 열심히 사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상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취하라는 것은 그 때마다 주시는 하느님의 선물에 감사하며 자족하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사실 그것들은 매우 직접적으로 인간의 행위를 하느님의 적극적인 의지에 연결시키는 유일한 것들입니다.
⑵현재를 소중히 여기며 시간에 충실하기(8,16-11,6)
사람은 다같이 죽을 운명에 처해집니다. 또 아무도 죽을 날을 몰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살아 있음이 무척 소중한 것이고 살아 있는 동안에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몫을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좋은 때를 맞이할 준비도 해 놓고 받을 태도를 취하고 있어야 합니다.
코헬렛서는 회의주의 적인 문장을 취하면서도 매우 인상적인 구절로 인간이 행복하게 살아야할 이유를 제시합니다.
“그렇다, 산 이들에 속한 모든 이에게는 희망이 있으니 살아 있는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낫기 때문이다.”(코헬 9,4).
사자는 죽고, 개는 살아있습니다. 물론 둘 다 종국에는 죽음을 맞이하겠지만 핵심은 죽은 사자는 살아있는 개에게 어떤 도전도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는 그 ‘살아있는 현재’를 말하는 것입니다. 삶과 죽음은 이 세상의 모든 질서를 뒤집는 가치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영적으로든 육적으로든 말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오늘 이 삶에 충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코헬렛은 말합니다.
⑶때와 방식에 맞는 행동-중용(中庸)(6,10-8,15)
비록 사람의 지혜에 한계가 있겠으나 때와 방식에 맞게 지혜롭게 행동하기를 노력하라고 충고합니다. 7,16“너는 너무 의롭게 되지 말고 지나치게 지혜로이 행동하지 마라.”
⑷죽음 앞에서(11,7-12,14)
“젊음의 날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불행의 날들이 닥치기 전에. 아직 의식이 선명할때! 먼지는 전에 있던 흙으로 되돌아가고 목숨은 그것을 주신 하느님께로 되돌아간다.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모든 것이 허무로다!”(12,1-8)
⒜흙으로 돌아가니 허무할 뿐이라는 말이 아니라 필연이 그러할 것이므로 매 순간에 충실 하라는 것입니다. 필연이 다가올 늙음과 죽음의 문제를 회피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죽음을 맞기 전에 인간을 지으신 하느님을 기억하며 그분의 뜻에 따라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우리의 전 생애를 충실히 사는 것입니다.그리고 코헬렛은 너의 “젊은 날”에 “아직 의식이 선명할 때”이것을 기억하라고 합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는 것이 우리의 최종적인 두려움입니다. 그러나 이승에서 하느님을 믿는다면 경계선너머로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느님도 믿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부활로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두렵고도 부정적인 시선을 변화시키신 것입니다. 그것이 죽음의 독침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인 것입니다.
⒞사실 성경은 우리를 평화롭고 신앙 돈독한 사람으로 성장하기에 익숙하도록 가르쳐왔습니다. 이 회의주의적 현자는 오늘날 우리의 내면을 결코 조용하고 편안하게 내버려두지 않는 것입니다. 인간사의 비극과 혼돈을 감당해야만 하느님의 현존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46-26.아가 ;THE SONG OF SONG’S; ΆΣΜΑ ΑΣΜΆΤΩΝ (아가/Sg)
①책이름
히브리어 성경에서는 노래 중의 노래라는 뜻으로 ‘쉬르 하쉬름’(Sir hasirim)이라 불렀고 혹은 ‘솔로몬의 노래’ 라고도 합니다. 그리스어 성경에서는 ‘아스마 아스마톤;노래중의 노래’, 불가타 성경에서는 ‘깐띠꿈 깐띠꼬롬;노래중의 노래’라고 했습니다. 우리말 성경 이름 ‘아가’는 ‘지고하고 훌륭한 노래’라는 뜻을 가진 중국어 성경 이름“雅 歌” 에서 유래 되었습니다. 아가는 에스테르, 룻기, 애가, 코헬렛과 함께 축제 때 읽혀지는 다섯 두루마리 중의 하나로(축제오경; 메길로트) 파스카 축제 때 읽혀졌습니다.
②저자
잠언, 코헬렛, 그리고 지혜서와 같이 아가서 자체에 솔로몬의 이름이 나오는 사실을 근거로 해서 전통적으로 솔로몬이 저자라고 생각해 왔으나, 솔로몬이 저자가 아님은 분명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아가 1장에서 솔로몬은 일반적인 총칭으로 쓰였거나, 아니면 잠언과 코헬렛과 지혜서에서처럼 문학 양식의 일종인 픽션으로 쓰였을 뿐이고, 3장의 경우는 옛날의 혼인 축가에서 영감을 받았을 수가 있으며, 8장은 이상적인 임금은 역사의 솔로몬이 아니라는 아가의 근본 의도를 드러내려는 목적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쓰인 언어와 문체는 매우 후대의 것으로 보여 유배 시대 이후에 편집하여 편찬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헬레니즘 시대까지도(기원전 3세기) 생각합니다.
③구조
전체 8장의 이 책은 시구(詩句)와 주제, 이미지와 상황이 되풀이되고 그 연결이나 상황에 대한 설명이 없어, 현대적 의미의 문학적 구조를 규명해 내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이들은 혼인 잔치 때 쓰이는 시가들의 모음일 따름이고, 거기에다 혼인 노래만도 아닌 사랑의 노래들을 단순하게 배열한 것이라 봅니다.
④아가서의 문제점
여덟 개 장으로 이루어진 이 작은 책은 구약성서에서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키는 문제들 중의 하나를 안고 있습니다. 아가는 신앙인의 덕목이나 사랑의 윤리적 의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오로지 육체적인 아름다움에만 전념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 안에는 타민족들의(이집트,시리아,메소포타미아,팔레스티나) 연애시(詩)에 가까운 내용과 형태뿐만이 아니라, 이교(異敎)와 신화(神話)의 잔재들도 들어 있습니다. 게다가 해석을 위한 명백한 열쇠도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90년 얌니아의 유다교 종교회의 때 논란이 있었으나 정경으로 받아들여졌고 70인 역은 이미 성경 안에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⑤아가서를 이해하는 두 가지의 주해법(註解法)
선입관 없이 읽을 때 무엇보다도 먼저 세속적이고 관능적으로 여겨지는 아가가 어떠한 근거와 까닭으로 경전에 속하게 되었는지 확실하게 알 길은 없습니다. 외적으로는 당시 오래된 솔로몬의 작품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으리라고 생각되며 내용상으로는 아가서가 하느님과 그분 백성 사이의 사랑을 노래하였다고 우의적(寓意的)으로 해석된 때문이 아닌가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❶우의적 주해법으로는 구세사적, 신비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즉, 하느님과 이스라엘, 교회와 인간의 관계, 또는 하느님과 인간, 그리스도와 인간, 성령과 인간 등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❷다른 이해는 읽는 그대로 자의적인 해석입니다. 현대의 일부 주해는 아가를 단순한 남녀의 사랑 노래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성서가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말씀을 기록한 것이 목적이라면 인간의 사랑 역시 성서로서 충분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해석입니다. 따라서 아가서는 그 자체가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노래한 것인데 두 방법 모두 한 쪽이 무시되거나 경시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⑥아가서의 의미
❶아가의 사랑은 인간적인 것으로서 성적(性的)이며 동시에 거룩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면 중에서 하나를 인식하지 못할 때, 한편으로는 세속적 의미에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의적 의미에만 이르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을 우리가 받아들인다면 아가는 인간적인 사랑을 하느님의 선한 창조 사업 안에서 그 자체로서 목적을 지닌 것으로 서술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❷당시 이스라엘을 둘러싼 민족과 문화들은 대부분 성(性)을 신성시하였습니다. 이들은 성을 신성한 신비이고 신적인 현상으로 여겨 성전을 중심으로 이를 재현하였습니다. 이에 반하여 아가는 인간적인 현상으로서 성과 사랑을 노래합니다. 이는 성의 신성화, 또는 신을 성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던 구약 성경의 종교적 입장에서 볼 때, 신학적으로 큰 중요성을 갖는 공적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아가의 영성적 의미는 이 책의 자의적 의미 안에 내포되어 있습니다.
❸(남.녀)는 신처럼 다가갈 수 없지만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상대는 그에 대한 갈망으로 여위어갑니다. 일찍이 유다교의 신비주의나 오리게네네스 그레고리우스교황,베르나르두스,십자가의 요한,그리스도교신비주의는 아가의 사랑노래를 인간에 대한 하느님사랑의 표현이자 하느님을 향한 인간의 갈망으로 이해했습니다. 십자가의 성요한은 임종의 자리에서 아가서를 읽어달라고 했습니다.
“인장처럼 나를 당신의 가슴에, 인장처럼 나를 당신의 팔에 지니셔요.”(아가 8,6)
46-27.지혜서 ;THE BOOK OF WISDOM; ΣΟΦΊΑ (지혜/Ws)
①책의 이름
그리스어로 쓰여진 지혜서는 ‘지혜(그리스어 소피아;σοφια, 라틴어 사피엔티아;Sapientia)’라는 명칭을 지닌 유일한 책으로서, 이스라엘 지혜 사상의 발전된 내용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지혜서에는 솔로몬이라는 이름이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내용상으로는 유다교에서 솔로몬을 현인으로 여겨져 왔고 솔로몬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서술했던 지혜서 저자의 문학적 기법 때문에 전에는 이 책을 솔로몬의 지혜(WISDOM OF SOLOMON / ΣΟΦΙΑ ΣΟΛΟΜΩΝΤΟΣ)라고 불렀습니다. 히브리경전은 처음부터 그리스말로 쓰인 지혜서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②저자와 저작시기
유다인 디아스포라 지역인 알렉산드리아에서 무명의 저자가 이스라엘 지혜 전승의 대표적인 인물 솔로몬 임금의 권위 아래 자신의 사상을 제시한 것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지혜서에는 창세기, 탈출기, 이사야 예언서, 잠언, 집회서 등 이미 존재하고 있던 성경들에 관한 폭넓은 지식이 사용되고 있고, 동시에 지혜서의 많은 내용들 안에서 헬레니즘의 사상적 영향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헬레니즘의 사상에 젖어있는 유다인들에게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그리스적으로 표현한 걸작으로 꼽힙니다.
저작 시기는 확실하지 않으나 구약 성서중 가장 나중에 쓰여진 것으로서 이 책에서 사용되는 어휘, 그리고 당시 이집트에 살던 유다인들이 동등한 시민권을 주장한 사실을 시사하는 표현(19,16) 등으로 볼 때 기원전 50년경, 또는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알렉산드리아를 점령했던 기원전 30년 사이로 추정되어집니다.11,4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집트 탈출에 관한 숙고는, 기원전 20년경에 출생한 알렉산드리아의 필로(Philo Judaeus BC20~AD50?) 작품인 모세의 생애와 많은 유사점을 드러냅니다.
③저술 목적
지혜서는 최종 편집시기의 상황(기원전 1세기)을 반영하는 복합적인 독자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살고 있던 유다인들이 그 대상입니다.당시 오랜 외국생활로 인해 조상들로부터 내려오던 전통적인 신앙에 소홀하고 냉담했던 그들에게 지혜서의 저자는 하느님을 향한 열정을 촉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근본적인 삶의 규범인 율법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면서(1─5장),타향에서의 어려움과 종교적인 박해로 인해 시련을 겪고 있던 동족 유다인들에게는 하느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을 심어주고, 인간 삶의 참된 의미를 깨우쳐줌으로써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고난에 좌절하지 않고 굳건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습니다.(10─12장; 16─19장)
지혜서는 이스라엘의 전통적 종교에 대한 충실성과 함께 이 종교를 활성화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특징지어지는 유다교 문헌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에 나오는 몇몇 가르침이 신약성경에 다시 나오고(로마 1,20-23; 콜로 1,12.15.17; 히브 1,2-3 참조) 교부들에게도 널리 인용되었습니다.
④지혜서의 구조와 내용
지혜서는 모두 19장이며 저자의 집필 목적에 따라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부분의 중심 주제는 다음과 같은 세부 내용들에 의해 전개되고 있습니다.
❶하느님께서 주관하시는 인간의 운명(1─5장); 지혜서 1,1은 “정의를 사랑하여라.”로 시작합니다. 이는 지혜서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입니다. ‘정의’의 그리스말은 ‘디카이오쉬네(δικαιοσύνη)’입니다. 이 말은 히브리어 ‘체다크’와 같습니다. 저자는 가르침을 받으려는 염원이 지혜에 대한 사랑이고, 그 사랑은 법을 지키는 것이며, 법을 따르는 것은 불멸을 보장받기에(6,18) “정의는 죽지 않는다”(1,15)고 말합니다. 따라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혜가 가르쳐 주는 덕목인 ‘노고에 따른 덕, 절제, 예지, 정의, 용기’를 배워야 합니다. “사람이 사는 데에 지혜보다 유익한 것”(8,7)은 없기 때문입니다.
❷지혜 찬가(6,1-11,4); 지혜의 특성과 본질(7,22-8,1; 지혜의 본성 참조) 그리고 역할을 핵심 내용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찬가는 솔로몬이 부르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❸탈출사건에 대한 숙고(11,5-19,22); 탈출기의 재앙부터 시작하여 이스라엘인들의 운명과 이집트인들의 운명을 연이어 비교하는 것이 이 단락의 주를 이룹니다. 저자는 우상 숭배의 두 가지 큰 형태를 구분해 냅니다. 곧 자연을 신격화하는 것과(13,1-9)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들을 경배하는 것입니다(13,10─14,11). 교활한 방식으로 도입된 이 둘째 형태의 우상 숭배는(14,12-21) 사람들의 삶을 더할 나위 없이 부패시켰습니다(14,22-31). 기원전 31년 악티움 해전으로 이집트가 로마에게 패한 뒤에야, 유다인들은 이집트의 우상숭배를 소리내어 공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봅니다.
⑤주요 신학 사상
❶전통적인 하느님 사상의 종합
지혜서의 저자는 전통적인 신앙을 토대로 하여 이스라엘의 하느님은 전능하신 창조주로서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하시고, 당신 본성의 모습에 따라 만드셨으며(2,23), 세상과 인류의 참된 주인으로서 역사를 주관하시고, 특히 어려움 가운데 있는 의인들과 함께 계시는 분(3,1-9)임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❷의인의 불사불멸 不死不滅 사상
⑴저자는 보상을 받지도 못한 채 죽어 가는 의인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그리하여 그는 욥기에서 제기된 괴로운 질문에 답합니다. 지상에서 박해를 받은 덕성스러운 사람들의 영혼은 하느님 곁에서 완전한 평화를 누리고 심판 날에 보상을 받는다는 것입니다(2,22; 3,1-9; 4,7-14; 5,15-23). 저자가 영혼의 우위성과 불사불멸성을 강조하는 방식에서 그리스철학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원론에는 동조하지 않습니다.
⑵인간은 영혼과 육신으로 이루어진 단일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다니 12,2-3과 2마카 7,9에서 확언되는 육신의 부활에 관한 가르침이 지혜서의 몇몇 구절에 전제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혜서의 저자에게 불사불멸이란 누구에게나 구분 없이 적용되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의인들의 영혼과만 결부됩니다.반대로 악인들은 자기들의 못된 행실로써 지금부터 벌써 불사를 포기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영예로운 나이는 살아온 햇수로 셈해지지 않으며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제시되고 있습니다.(4,7-19) 이처럼 의인이 누리게 되는 불사불멸은 근원적으로 하느님과의 관계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❸지혜의 의인화
⑴지혜서는 잠언 1-9장의 전승을 계승하여 의인화된 지혜사상을 발전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혜의 창조적 활동과(7,12.22; 8,5-6) 우주적 기능을 강조합니다(7,24; 8,1). 먼저 지혜가 가지는 특성들로 명석, 거룩함, 선을 사랑함, 자유로움, 자비, 항구함, 평온함 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7,22ㄴ-24) 또한 지혜는 본질적으로 하느님 권능의 숨결, 전능하신 분의 영광의 순전한 발산, 영원한 빛의 반영, 하느님께서 하시는 활동의 티 없는 거울, 하느님 선하심의 형상이며(7,25-26), 지혜의 역할은 모든 것을 새롭게 하고, 거룩한 영혼들을 하느님의 벗과 예언자로 만들며, 만물을 훌륭히 통솔하는 것이라 설명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혜의 노고에 따르는 덕으로써 후의 그리스도교 신학에서 말하는 사추덕(四樞德)이 제시되고 있는데, ‘절제’, ‘예지’, ‘정의’, ‘용기’가 바로 그것입니다.(8,7)이러한 지혜의 유일한 원천은 하느님이시며(7,15-22ㄱ), 그분께서 주시지 않으면 아무도 지혜를 얻을 수 없습니다.(8,21) 따라서 인간은 기도로 지혜를 구해야 하며, 지혜로 인해 하느님의 구원을 받게 됩니다.(9장)
⑵그리스인들에게는 지혜가 무엇보다도 신적인 것들의 인식과 관조에 이르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그러나 저자에게는 하느님의 계시입니다. 그래서 지혜는 하느님의 뜻과 의향을 드러냅니다(9,13.17). 또 지혜는 하느님의 생명에 동참하면서 그분께서 하시는 모든 일과 관련되며(8,3-4), 모든 지식과 인식의 원천입니다(7,16-21). 지혜서의 저자는 이러한 지혜의 구원 능력이 아담으로부터 탈출사건에 이르는 역사의 흐름 안에서 실제적으로 드러났음을 밝히고 있습니다.(10,1-11,4)
⑶'지혜'는 하느님의 ‘영’과 이루는 밀접한 관계를 바탕으로(1,6; 7,7.22-23; 9,17), 어떤 학자들은 지혜를 성령의 예형으로 인식하기도 하였습니다. 의인화한 지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지만 모든 경우에 엄격하게 구분하지는 못하더라도, 실재적 인격체와 시적(詩的) 인격체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⑷하느님 쪽에서 인간을 위해서 인간에게로 보낸 그 무엇이 바로 의인화한 지혜가 됩니다.'지혜'는 이스라엘의 역사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그분의 모든 ‘계시’와 동일시되는 경향을 지닙니다. 지혜는 “만물을 훌륭히 통솔함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실현시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8,1). 이러한 의미에서 지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정점에 다다르는 하느님 은혜의 활동을 예시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⑸유다는 하느님을 지극히 존중한 나머지 친근감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을 삼가했으므로 하느님이라는 이름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대용의 이름들을 사용 주님,하늘,영,지존,지혜 등을 사용했습니다. 이 지혜가 후에 하느님의 본질은 반물질, 반현세, 초연함 등으로 이어가면서 유다적 그노시스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로고스 개념의 동의어가 되었을 것입니다.(로고스에 관해서는 본 블로그 sunny river 요한복음서 ①참조)
⑥지혜의 신학적 발전
❶계시의 중개자로서의 지혜
⑴유배이후 이스라엘에게 지혜는 사람들에 대한 하느님의 호소로서, 즉 하느님의 계시중개자로서 이해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민족들을 위한 위대한 교육자로서, 인간적-경험적지혜의 한계의 공간을 신학화된 지혜가 접근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신학은 오로지 하느님에게만 완전한 지혜가 있다는 신념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신적 지식의 무제한성에 도전하려는 인간의 환상이 죄로 드러난 것이 금단의 열매사화일 것입니다.
⑵몇 세대 후 집회서(Jesus Sirach)에서 이 지혜는 토라(Torah)와 동일시되었습니다(집회 24장). 하느님의 뜻이 즉 지혜의 구원이 인간에게 다가오는 형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혜와 토라의 동일시는 그러나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결국 근본적으로는 잠언(1-9장)에서 시작되어 성숙해진 신학적 귀결로 평가되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본질적인 것은 이 모든 것이 개인에게 제공된다는 신학적 발전입니다.
❷지혜서의 창조
지혜가 세상 안에 감추어진 하느님의 능력으로 빛을 발하기 때문에 거룩한 사람들은 주님께 선택된 은총을 누릴 뿐 아니라, 드러난 것은 물론 감춰진 것에서까지 만물의 이치를 깨닫게 됩니다. 또 지혜는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창조한 그 세상을 돌보시는 분임을 알게 해 주며, 균형과 조화로 세계 질서를 이룹니다. 무형의 물질로 세상을 창조한(11,17 참조)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위대한 창조의 힘과 능력을 드러내시고, 사람에게 심오한 인지 능력을 주시어 세상을 거룩하고 의롭게 관리하도록 하셨습니다(9,3 참조).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말씀으로 만드시고 인간을 당신의 지혜로 빚으시고(9,1-2 참조), 무엇이 주님의 마음에 드는지 배워 아는 사람들을 지혜로 구원하셨습니다(9,18 참조). 이로써 지혜는 창조와 구원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지혜신학에서 비로소 이스라엘은 창조비밀에 관한 우주적인 진술들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욥기 28장의 숨겨진 지혜에 관한 어디에있고? 어디에서오고?와 같은 부정형식의 질문들은 단순 부정이아니라 세계인식을 위한 오랜 노력의 신학적 결과입니다.
❸지혜서에 영향을 끼친 문헌들
지혜서의 저자는 많은 자료를 이용하면서도 그것들을 그냥 되풀이하지 않고 자기 작품 속으로 부드럽게 융합시킵니다. 구약성경과 관련해서 창세기, 탈출기, 이사야서, 잠언, 집회서 등이 돋보이는데, 저자는 성서를 그리스 말 번역본인 칠십인역으로 읽은 듯합니다. 그리고 어떤 학자들은 지혜서의 마지막 부분에서, 일종의 교화적 성서 해설로서 ‘미드라쉬’의 영향을 분별해 내기도 합니다. 저자는 자기의 식견을 바탕으로 그리스의 시, 수사학, 과학, 특히 철학을 자유롭게 이용합니다.
“지혜를 찾으러 일찍 일어나는 이는 수고할 필요도 없이 자기 집 문간에 앉아 있는 지혜를 발견하게 된다.”(6,14)
46-28.집회서 ;ECCLESIASTICUS; ΣΕΙΡΆΧ (집회/Si)
①책의 이름
집회서는 예언서 이외에 구약성경에서 저자가 자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유일한 책입니다.저자는 자기 이름을 시라의 아들 예수라 밝힙니다. 히브리어로는 벤 시라, 그리스식으로는 시라키데스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이 책의 이름을 라틴어로 에클레시아스티쿠스(교회의 책 또는 모임의 책)라 부르면서 새로 입교한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데 이 책의 가르침을 이용하였고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자들의 윤리 규범으로 읽게 하였습니다. 유다 전통에서는 ‘벤 시라의 잠언’ 또는 ‘벤 시라의 책’이라고 부르고 훗날 그리스말 수사본들은 ‘시라의 아들 예수의 지혜’ 또는 ‘시라의 지혜 WISDOM OF SIRACH/ ΣΟΦΙΑ ΣΕΙΡΑΧ ’라고 부르게 됩니다.
②저술 연대와 역사적 상황
❶오랜 형성 과정을 거쳐 완성된 이 방대한 책은 기원전 190-180년경 히브리어로 쓰였으리라 추정됩니다. 이 책은 벤시라의 히브리말 저서를 그의 손자가 기원전130년경 알렉산드리아에서 그리스말로 번역한 책입니다. 벤 시라는 기원전 200년경에 예루살렘에서 살았고 그의 저서는 기원전 180년경에 기록되었습니다. 본문 머리글에 보면 이 책의 번역자인 벤 시라의 손자는 프톨레마이오스 7세(170-116년)인 에우에르게테스 임금 치세 38년, 곧 기원전 132년부터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머물면서 이 책을 그리스어로 번역하는 일에 손을 대었습니다. 유다교에서 넘겨받은 이 책은 정경성의 여부를 두고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는데, 히브리경전은 수용하지 않았고 가톨릭교회에서는 1546년 트리엔트공의회에서 정경으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❷헬레니즘은 다양한 문화의 혼합, 종교적 통합주의, 종족과 종교의 경계를 없애려는 보편주의, 그리고 자연의 위력과 인간의 문화를 찬양하는 경향들 때문에 그 자체로서 유다교의 생존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벤 시라는 스토아 철학의 개념들과 같은 그리스 문화의 유익한 관습들을 받아들이는 데 조금도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사상과 풍습 안에서 자신의 종교가 요구하는 본질적인 규범이나 원칙에 위배되는 요소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에 휩쓸리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❸저자는 당대의 경건한 유다인들이 느끼던 불안을 함께 나눕니다. 그들은 서로 다른 두 세계의 안목과 사상이 더 이상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시간이 임박했음을 깨닫습니다. 가까운 장래에 예루살렘 자체 안에서 사제 계급과 고위 관직에 속한 사람들이 배교로 치닫기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이 두 세계 사이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으리라는 불길한 예감을 가지게 됩니다(1마카 1―2).
③저술 목적
❶집회서는 간결한 이행시로 되어있는 잠언의 사상을 해설하고 부연 설명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집회서는 지혜에 대한 새로운 이해도 선보이고 있습니다.하느님께서 주시는 지혜는 집회서 전체의 중심주제로서 의인화되어 제시되고 있으며(24장), ‘참된 지혜의 근원이 주님을 경외함’이란 잠언의 사상(잠언 1,7)이 폭넓게 다루어지며 심화되고 있습니다. 집회서에 있어 ‘주님을 경외함’은 율법에 대한 충성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율법이 명시한 구체적 삶의 규범을 실천하는 것으로 수렴됩니다. 신학 사상적 측면에서 볼 때 집회서는 근본적으로 창조주이시며, 역사의 주관자로서 영원하고 유일하신 하느님을 증언함으로써 전통신앙을 재정립하고 있습니다.
❷기원전 3세기부터 이미 그리스문화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 주변에 세계화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당시 세계화(헬레니즘)는 문화뿐 아니라 종교까지도 하나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자연의 힘을 찬미하며 인간을 숭배하는 그리스식의 신앙이 강요되었습니다(참조: 1마카 1-2장). 벤 시라는 그러한 위기 속에서 유다 문화와 유다교의 신관, 세계관, 선민사상을 지키고자 유다교전통과 보편적 지혜에 자신의 체험을 더해 집회서를 저술하였습니다. 집회서를 한마디로 줄여 말하면 유다교 전통에 충실한 벤 시라가 집필한 일종의 ‘유다인 행동지침서’입니다.
④집회서의 구조 및 주요 내용
전체 51장의 복잡 방대한 집회서 안에서 조직적인 구조의 틀을 찾아내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겠지만 집회서는 크게 1─23장과, 24─50장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다섯 부분으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❶지혜와 금언(1,1―16,23) ; 지혜의 신비, 주님을 경외함, 부모에 대한 의무, 겸손, 자만심, 자선, 바른 처신, 우정, 인간관계, 재산의 바른 사용, 의인이 받는 보상, 확실한 징벌 등에 관한 지혜와 기타금언.
❷하느님의 창조와 기타 금언(16,24―23,28) ; 창조에 담긴 하느님의 지혜, 인간의 위치, 계약과 율법, 회개의 초대, 자제, 말의 위험, 지혜로운 자와 어리석은 자, 간음 등에 관한 지혜와 금언.
❸지혜와 율법, 기타 금언(24,1―32,13) ; 지혜는 시간이 있기 전에 주님께 창조되었고, 야곱의 땅에 살며, 모세가 제정해 준 율법과 같다고 지혜가 인격화되어 스스로 자신을 소개한다. 지혜의 찬미, 지혜와 율법, 남편과 아내, 교육, 건강, 잔치 등에 관한 지혜와 금언. 24장은 집회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이미 앞에서 다룬 모든 지혜의 특징이 종합되어 있으며, 창조주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서 지혜가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설명되어 있다.
❹하느님 경외와 처세(32,14―42,14)
❺하느님의 영광(42,15―50,29)
❻부록(51,1-30); 지혜와의 만남을 회고하는 두 개의 시편. 마지막 절에 저자에 대한 설명.(여기까지가 벤 시라라 불리는 예수의 아들 시메온의 말)
⑤집회서의 주요 사상
이 책은 인생의 문제들 중 다루지 않은 것이 거의 없습니다. 우정, 자선, 자녀 교육, 여성 또는 아내, 의학과 질병, 부와 가난, 종을 다루는 법, 잔치와 밥상 예법에서부터 이스라엘의 옛 역사, 제사와 경신례, 하느님, 율법, 창조, 인간의 자유, 죽음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를 다룹니다.주님을 경외한다는 주제는 율법에 대한 충성으로 표현되고 넓은 의미에서 지혜의 개념과 동일시됩니다. 집회서 저자는 당시 유행하던 사조에 맞서서 전통적인 신앙을 변호하는데 집회서 저자의 사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❶하느님관; 하느님께서는 영원하고 유일하시며(18,1; 36,4; 42,21) 그분께서는 완전한 창조의 주인이시다(42,21.24). 그분께서는 우주를 정의와 섭리로 다스리시고(16,17-23) 만물의 제 시간을 미리 정해 놓으시고 정확하게 그 가치를 평가하신다(33,13). 그분께서는 또한 용서하시는 자비로운 분이시다(2,11).
❷보상개념 ; 인간의 마음에는 악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으나 인간은 자신을 통제하는 주인으로 남을 수 있으며(31,10) 그가 승리할 때 하느님께 정당한 보상을 받을 것이다. 집회서의 보상개념은 전통적인 사조에 따라 아직 지상의 물질적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건강과 장수와 많은 자녀들과 안락한 생활과 명예를 의미한다.
❸불사불멸 ; 불사불멸과 부활에 대한 개념은 그가 죽은 지 오래지 않아 그리스 사상과 페르시아 사상의 영향 아래서,극심한 종교박해라는 시대적 배경 아래서 한층 명백하게 떠오르게 된다(2마카 7,9; 다니 12,2-3).저자의 손자는 저세상에서 불경한 자들이 받게 될 벌에 대해서도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7,17).
❹경신례; 집회서 저자는 경신례와 차독 집안의 사제직에 대하여 깊은 관심과 애정을 표현한다. 율법이 성전례를 규정하였다하여도 아무래도 지적 탐구 경향으로 흐르는 시대에 특히 디아스포라의 신세대에게는 전례가 약화되었을 것이다.
❺선민의식; 예언자들이 고취시킨 보편주의가 퇴색하고 유배 이후 시대의 어려운 상황이 이스라엘을 특권주의로 몰고 갔다. 이스라엘의 선민의식은 율법에 따른 생활 관습들(할례, 금식일 준수, 음식 규정과 정결례 등)을 점점 더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 갔다.
❻용서의 개념 ; 용서에 대한 저자의 진보적인 생각은 복음서의 내용과 흡사한데,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레위 19,18)는 옛 율법서의 계명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서 나온 반성일 것이다.
⑥집회서의 중요성
집회서는 이스라엘이 구약성경의 종교에서 발전하여 유다교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증언하는 중요한 책으로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유다교의 특징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벤 시라는 우리에게 복합적 양상을 띤 유다교의 근본 요소들을 전해 주고 있는데 이들 안에 그리스도교가 뿌리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벤 시라는 또한 구약성경의 거의 완성된 경전의 구조에 대하여 중요한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글에서 그는 히브리 성서의 전통적 구분, 곧 율법서와 예언서와 그 외의 기록들(39,1-3)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모세오경, 여호수아기, 사무엘기, 열왕기, 역대기, 욥기, 이사야서, 예레미야서, 에제키엘서, 열두 소예언서, 그리고 느헤미야서 등으로부터 거의 분명하게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진정으로 자신의 창고에서 옛것과 새것을 꺼낼(마태 13,52) 줄 아는 지혜로운 율법학자였습니다.
⑦올바른 삶에 대한 교훈들
❶하느님의 창조와 인간
벤 시라는 이스라엘의 전통 신앙을 계승하여 세상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만이 유일하고 영원하신 분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한 처음 당신의 작품들을 창조하실 때 영원한 질서를 주셨으며 당신의 좋은 것들로 세상을 채우셨습니다(16,24-30).나아가 저자는 인간의 존재론적인 의미를 창조주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즉 ‘하느님의 모습’으로 지음 받은 인간은 그분으로부터 ‘일곱 가지 능력’인 분별력, 맛을 보고 말을 하는 능력(혀), 보는 능력(눈), 듣는 능력(귀), 지식을 얻는 능력(마음) 그리고 지성과 이성을 부여받았으며, 이와 함께 땅위에 있는 것들을 다스릴 권한을 가진 만물의 영장으로 내세워진 존재입니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당신께 대한 경외심을 심어주시어 당신 업적의 위대함을 깨닫게 하시고 당신의 놀라운 일들을 영원히 선포하고 찬양토록 하셨다고 가르침으로써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목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17,1-10)
❷지혜
모든 것에 앞서 창조된 지혜의 근원은 하느님의 말씀이고, 지혜의 길은 영원한 계명이며,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지혜를 선물로 내리십니다(1,1-10).온전한 지혜는 하느님을 경외함이니 온전한 지혜 안에 율법의 실천과 그분의 전능에 대한 지식이 들어있다고 설명합니다.
❸하느님을 경외함
하느님을 경외하는 이의 구체적인 삶의 모습으로 그분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고 그분의 길을 지키며, 그분께서 즐겨하시는 바를 찾고 그분의 법으로 만족하며,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어 그분 앞에서 스스로 낮추며 하느님의 손에 자신을 맡겨야 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2,15-18).이렇게 사는 이들을 비틀거리지 않게 지켜주시고 넘어지지 않게 부축해 주십니다.(34,14-20)
❹관계의 충실성
저자는 하느님과의 관계에 충실할 것을 가르칠 뿐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도 충실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⑴하느님을 경외하는 이는 아버지를 공경하고 자신을 낳아준 이를 상전처럼 섬긴다고 전제하면서 무릇 자녀들은 말과 행동으로 부모를 공경하여야 하며, 특히 연로하셨을 때 잘 보살펴드리고 슬프게 하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3,1-16; 그 외 7,23-28; 16,1-4; 30,1-13; 41,5-10).
⑵형제들끼리 일치하고, 이웃과 우정을 나누며 남편과 아내가 서로 화목하게 사는 것을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것 세 가지라고 제시합니다.
⑶잘난 체하는 가난한 사람, 거짓말하는 부자, 지각없이 간음에 빠진 늙은이 등의 세 부류를 혐오의 대상으로 경계하고 있습니다(25,1-12).
⑷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꾸짖지 말며, 듣기 전에 대답하지 말고, 남이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지 말라는 ‘신중함’(11,7-11), 커질수록 스스로를 더욱 낮추어야 하고, 자신을 올바로 평가해야 한다는 ‘겸손’(3,17-25; 10,26-31), 자신을 단련시켜 나쁜 것에 넘어가지 말며, 사치와 음식에 대한 탐욕을 경계하라는 ‘절제’(37,27-31; 18,30-19,3) 등이 올바른 삶을 위해 요구되는 기본 자세로서 제시되고 있습니다.
<구약46권 기본정보[7] 코헬렛/아가/지혜서/집회서 끝>
'구약성경46권 기본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구약성경46권 기본정보[8] 예언서① [이사야서] (ISAIAH ; ΗΣΑΙΑΣ) (1) | 2026.03.12 |
|---|---|
| 구약성경 46권 기본정보[6] 시서와 지혜서[욥기/시편/잠언] (2) | 2026.01.16 |
| 구약성경 46권 기본정보[5] 후기역사서 [마카베오기 상권/마카베오기 하권] (1) | 2026.01.08 |
| 구약성경 46권 기본정보[4] 교훈문학적 역사서[토빗기/유딧기/에스테르기] (1) | 2026.01.03 |
| 구약성경 46권 기본정보[3] 역대기계 역사서 [역대기상권/역대기하권/에즈라기/느헤미야기] (1) | 2025.12.20 |